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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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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상림 작성일24-12-30 11:14 조회368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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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박사님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광천의 마당에도 산그늘이 길게 늘어지고 있는지요
나는
광천집 뒷마당에도 빽빽이 들어선 나무를 보고 참 놀랬지요
빈 땅 한 뼘에도 그냥 둘 수 없었던 선생의 마음이 느껴졌어요
조경사가 말하더군요
나무에도 바람의 길이 필요하듯 마당에도 여백이 필요하다고요
마당 심심한 공간에는 호박 돌을 사다 심었는데 그게 너무 산만하다고 몇 곳으로 집중시키더군요
올해에는 메줏 돌을 가즈런히 놓았어요
선생에게도 올해는 기억할만한 한 해겠지요
열평 쉼터를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나는 농지법 개정을 앞두고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형질변경을 하고 만든 것이었어요
그니까 오랫동안 숙고와 계획을 갖고 준비한 것이었지요
그 공간의 앞단을 보고서 선생은 천상 선생이었음을 새삼 느꼈습니다.
평생 철학의 길을 걸은 박이문을 아시는지요
그는,
새가 지 주둥이로 자신의 둥지를 만드는 것을 보고 자신의 철학을 둥지의 철학이라 명명했어요
그래
올해는 광천의 집을 마련했듯 사상의 거처를 마련했는지요
어제였어요
늦은 겨울밤에 무안의 참사 소식에 가슴이 답답해져 원 뜰에서 찬 공기를 마시고
뒤척였어요
고복수의 타향살이가 가슴치는 날이었습니다.
예순의 사내가 이 섬 저 섬을 떠돌며 섬 사람들에게 생필품을 공급하는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저 혼자 사는 노인 집에 솥 가마를 놓고
저 집의 우거진 가지를 치고
두부와 콩나물을 팔고 했지요
섬 사람들에게 참다운 이웃이었어요
어느 날인가 낡은 트럭이 누전되어 불이 나자 그 불타는 차를 몰고 바닷가로 달렸어요
누군가에 폐가 될까 목숨을 건 것이었지오
하루아침에 전재산을 잃어 망연자실하는 그를 살린 것도 섬 사람이었어요
아무 조건없이 섬 사람이 천만원을 쏴주었다고 하면서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더군요
우리 원은 한 해를 마감하면서
창문 커튼을 교체합니다.
원 마당에 쌓인 후원물품을 배분합니다.
나는 대문밖의 담배꽁초를 줍습니다.
밝아오는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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