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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뜰은 사람들의 마을로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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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상림 작성일22-11-10 11:26 조회1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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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의 아침,
이맘때의 원뜰은
저 돌단풍에서 시작하여
가을들꽃들을 하나씩 자르고
텅빈 원뜰은 사람들의 마을로 익어간다.
시간이 정지한듯 한
활력을 잃은지 오래인 태백에서
얼굴에 온통 주름인 잡힌 일흔일곱의 노인을 본다.
안동댐이 만들어지자
고향땅이 수몰되어 태백을 찾은지 사십년이 되었다.
이곳은
맨몸으로 들어와도 살 수 있는 곳이었다.
농사만 짓다 기술 하나없이
자식들 데리고
객지로 나온 곳이 이곳이었다.
거기서 자란 마흔여덟의 중년사내는
군대 나와서 서울서 식당업을 하다
거덜나자
고향땅에 흘러들었다.
두부부가 밤낮으로 일해
오년만에 얻은 것이 태백의 하꼬방이었다.
주방의 창은
동넷길을 비추지만
그것은 안도였고 위로였다.
그러니까
태백은
고향땅 잃고
버림받고 뿌린뽑힌 이들을
보듬고
쓸어담는 사람들의 마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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